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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반등 나와도 '매수 기회 아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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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반등 나와도 '매수 기회 아닐 수 있다'
  • 김바울 / 더스탁 韓-美 증시 전문위원
  • 승인 2022.05.16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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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asdaq, inc.
사진: Nasdaq, inc.

주요 지수 전반에 걸쳐 가혹한 한 주를 보낸 미국증시는 금요일 급반등으로 마감했다. 급반등에도 불구 S&P500와 나스닥(NASDAQ)은 지난 한 주 각각 2.4%, 2.8% 하락하였다. 두 지수 모두 6주 연속 하락을 이어 가고 있다. 

나스닥은 현재 전 고점 대비 27.2%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조만간 의미 있는 반등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CNBC나 블룸버그TV에 패널로 출연한 일부 전문가들 역시 반등을 기대하며 그 동안 낙폭이 컸던 대형 테크주를 매수하라고 권고한다. 

아마존(Amazon), 엔비디아(Nvidia), 세일스포스(Salesforce) 등 평소 눈 여겨 보던 테크주들이 고점 대비 40-50% 하락했기에 필자에게도 그들의 조언이 매우 설득력 있게 들린다. 그러나 과거 경험을 돌아보면 버블 붕괴로 인한 나스닥 지수의 하락은 그 하락폭도 50% 이상이고 바닥까지 도달하는데 시간도 최소 1년 이상 걸렸다. 지금은 반등이 나와도 약세장 동안의 일시적인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에는 2000년 닷컴 버블의 붕괴와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의 나스닥 지수의 움직임을 되돌아보려 한다. 최근 나스닥 지수의 급락이 고평가된 테크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기에 필자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에 특히 더 관심이 간다.

지난 6개월 동안의 나스닥 지수의 27% 하락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7년 리먼 사태와 비교하면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이 두 시기에 나스닥은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 각각 78%와 56% 하락했다. 
그러나 최고점에서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의 하락률만을 비교하면 이번 나스닥의 하락은 닷컴 버블의 붕괴 때보다 하락폭이 더 크다. 나스닥은 지난해 11월 고점 이후 6개월간 26% 하락한 반면 2000년의 닷컴 버블 당시에는 고점 이후 6개월간 18% 하락했다. 

최고점을 형성하기 이전 2년간의 상승폭을 고려하면 최근의 하락이 더욱 도드라진다. 나스닥은 최근 고점인 2021년 11월 이전 2년간 90% 정도 오른 반면 닷컴 버블 때에는 190% 올랐기 때문이다. 보통 상승이 크면 하락도 크기 마련이다. 

지수가 닷컴 버블 당시보다 더 많이 빠진 이유는 이번 하락장에서 반등하는 구간, 즉 회복구간이 짧았고 그 폭도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어마켓(Bear market)에서도 지수는 반등 없이 하락만 하지는 않는다. 반드시 하락과 반복을 반복한다. 닷컴 버블 붕괴 당시에는 지수가 첫 두 달 동안 고점대비 38% 하락했다가 그 다음 3.5개월간 31% 상승했다 다시 빠졌고 그 이후로도 하락과 회복의 시기를 반복했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면 약간의 긍정적인 뉴스만으로도 지금의 나스닥 지수는 20-30% 반등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외신에 나온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에 따라 일시적인 반등을 매수기회로 삼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크고 시기 또한 이르다는 또 다른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해 볼 만하다.

닷컴 버블은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 31개월 정도 소요되었고 리먼 사태는 최고점에서 최저점까지 16개월가량 소요되었다. 이번 나스닥의 하락은 시작한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의 경험을 지침으로 삼는다면 향후 몇 개월 동안의 반등은 투자자들에게 안심할 이유가 될 수 없다.

닷컴 버블 붕괴 대비 긍정적인 점은 오늘날 테크기업이 재정적으로 훨씬 더 나은 상태이며, 테크주는 닷컴 거품이 터지기 전인 1990년대 후반보다 밸류에이션이 훨씬 저평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나스닥은 1999년 말에 평균 PER이 100배를 넘었다. 지난 11월 고점에서 나스닥의 평균 PER은 33배에 불과했다. 현재 나스닥의 평균 PER은 20배 정도이다.

밸류에이션은 시장이 어디쯤 와있는지에 대한 이정표를 제공하지만 궁극적인 전환점, 즉 바닥을 예측하기에 좋은 방법은 아니다. 밸류에이션은 언제든지 저평가 상태에서도 더 낮아지거나 고평가 상태에서도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센티멘트(Sentiment, 심리) 지수를 같이 봐야 한다. 

변동성 지수인 빅스(VIX)와 풋콜비율(Put/call ratio)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많이 참조되는 센티멘트 지수이다. 빅스는 지수의 변동성을, 풋콜비율은 거래되는 매도/매수 옵션의 비율을 보여준다. 과거 경험상 빅스가 40이 넘거나 풋콜비율이 1.35 이상이면 지수가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나스닥의 급락에도 불구, 아직까지 두 지수 모두 바닥 수준에 근접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필자는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빨리 통제되고 스태그플레이션이 오지 않는다면 지금의 지수 수준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러나 경제가 현재의 기대치 보다 더 나쁜 쪽으로 움직이면 나스닥 지수는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주목할 것은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40년 간 최고치의 인플레이션, 중국의 코로나 봉쇄, 공급망 병목현상 등 2000년에 없었던 강력한 악재들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가 현재의 기대치에 비해 나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기준금리와 관련한 미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더이상 촉발하지 않는 중립금리인 2.5% 정도이다. 필자는 2.5% 수준의 기준금리로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래리 서머스(Lawrence Summers) 등 일부 경제학자들도 기준금리가 2.5%보다 최소 2% 포인트 이상 높은 4.5%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는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들이 1분기에 보여준 수익성과 성장성을 계속해서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통화 긴축 주기 동안 하락하는 경향이 있으며, 기업의 이익성장 역시 같은 기간 동안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기업의 가치는 금리에 반비례하고 성장성과 수익성에 비례한다. 금리는 시장이 기대하는 것 보다 높아질 확률이 높고 성장성과 수익성은 시장이 기대하는 것 보다 낮을 확률이 훨씬 높아 보인다. 이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잠재적으로 훨씬 더 엄격한 시장 환경을 예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본문의 흐름과 내용은 더스탁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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