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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 ① 파킨슨병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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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 ① 파킨슨병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
  • 고명식 기자
  • 승인 2022.03.26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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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1817년 영국의 의사인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 몸이 떨리고, 굳어지며, 움직임이 느린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를 처음으로 보고 하면서 그의 이름을 따서 파킨슨병이라는 병명이 생겼다. 그의 성과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생일 4월11일이 '세계 파킨슨병의 날'로 제정됐다.  

파킨슨병의 상징은 레드튤립이다. 1981년 파킨슨병을 앓던 네덜란드 원예사가 세계 장애인의 해를 맞아 자신이 직접 품종 개량한 빨간색 튤립에 'Dr. James Parkinson'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서 유래되었다. 


내달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을 앞두고 205년간 뚜렷한 치료제가 없었던 파킨슨병의 진단과 신약개발 현황을 살펴보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한다.


# 올해 10월 파킨슨병 신약 나올까? = 현지 시간 2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메릴랜드 록빌에 소재한 나스닥 상장기업 수퍼너스 파마슈티컬스(Supernus Pharmaceuticals. Nasdaq: SUPN)의 새로운 파킨슨병 치료제에 대한 신약승인 심사에 들어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회사의 주가는 52주 최저가 대비 38% 이상 상승했다.

신약 승인 신청자가 심사 시간을 단축시키는 비용을 부담하는 PDUFA(Prescription Drug User Fee Act)법안에 따라 수퍼너스의최종 심사결과는 올해 10월경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PDUFA 검토기간은 일반적으로 10개월이지만 혁신적인 치료방법이거나 이제까지 치료 방법이 거의 없었던 의약품이라면 우선 심의대상(Priority Review)에 해당되기 때문에 6개월만에 결과가 나온다.

# 파킨슨병 운동성 저하 치료 = 수퍼너스가 FDA에 신약승인을 신청한 파킨슨 치료제(SPN-830)는 파킨슨 환자의 신체 움직임 제어 상실을 치료하는 아포모르핀 기반 약물을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펌프형 피하주사제다. 

수퍼너스의 아포모르핀 기반 약물은 아포킨(Apokyn)이라는 것으로, 회사측 설명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의 오프 에피소드 상황을 95% 가량 개선해 준다. 오프 에피소드는 근육 경직, 느린 움직임, 움직임 시작의 어려움과 같은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이다. 투약 10분만에 환자의 움직임이 빠르게 개선되고 대부분의 경우 20분 이내에 안도감을 느끼며 지속적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되었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수퍼너스의 파킨슨병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인 아포킨은 아포모르핀(apomorphine) 계열의 약물이다. 아포모르핀은 도파민 신경전달을 촉진함으로써 신체의 운동신경 이상을 정상화해 근육경직 등의 증상을 개선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포모르핀 성분 약물은 2020년 FDA 승인을 받은 미국 수노비오 파마슈티컬스(Sunovion Pharmaceuticals)의 킨모비(Kynmobi)가 유일하다.

# 천연물 기반 국산 신약 임상3상 진입 = 이달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KFDA)가 메디헬프라인의 파킨슨병 치료제(WIN-1001X)에 대한 국내 임상3상을 승인했다. 임상 실시기관은 서울성모병원으로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 그리고 레보도파와의 비열등성 평가 등을 주로 진행한다. 파킨슨병은 진단 초기에 사용할 수 있는 증상 완화제인 레보도파(levodopa) 외에 뚜렷한 치료약이 아직 없다.

메디헬프라인의 WIN-1001X는 천연물 기반 파킨슨병 치료제로 부작용 가능성이 낮은 것이 장점이다. 고본·원지·용안육 20%에탄올 건조엑스가 주요 유효성분이다. 고본(藁本)은 두통에 효과적인 미나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원지(遠志)는 우리나라 중부 이북에서 자라는 식물로 뿌리를 약으로 사용한다. 거담작용과 정신안정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용안육(龍眼肉)은 용의 눈처럼 생긴 열매다. 건망증과 우울증 해소, 집중력과 사고력 향상 등 신경 진정작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WIN-1001X는 세포가 스스로 불필요하거나 기능하지 않는 세포 구성 성분을 파괴하는 오토파지(Autophagy) 활성화를 유도하고 신경세포 사멸 억제 및 항염증 복합기전을 가지고 있다.

# 혈액으로 파킨슨병 조기 진단 = 파킨슨병(PD: Parkinson disease)의 주된 병리현상은 중뇌에 있는 흑질의 도파민성 신경세포 소실이다. 도파민은 신경 전달 물질로 부족하게 되면 여러가지 이상운동 증상이 나타난다. 동아대학교의료원 배영란 교수는 "현재까지 이러한 도파민성 신경세포 파괴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서 산화손상과 농약 등과 같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과 노화현상 등 복합적 요인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파킨슨병의 진단 또한 쉽지 않다. 파킨슨병의 임상적 특징은 크게 운동증상과 비운동 증상으로 구분된다. 운동 증상은 움직임의 느려짐, 떨림, 경축, 자세의 불안정, 보행 장애와 같은 증상이다. 비운동 증상은 불안, 우울한 기분, 환각이나 망상과 같은 정신 증상, 인지 기능의 장애, 수면 장애, 감각 증상, 자율 신경계 증상 등 다양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고성범 교수는 "파킨슨병의 정확한 진단은 생전에 부검이나 생검을 시행하기 힘들며, 혈액 검사나 방사선 소견 진단이 불가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임상적 증상과 신경학적 검사 소견에 의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10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피플바이오(304840)는 혈액을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중추 신경계 질환(CNS)을 조기에 진단한다. 이 회사는 혈액 기반 알츠하이머병의 조기 진단키트 상용화에 성공했다. 혈액 속에 올리고머만을 특이적으로 검출할 수 있는 혈액 기반 멀티머검출시스템(MDS.Multimer Detection System)으로 알츠하이머병 뿐만 아니라 파킨슨병도 진단할 수 있다. 피플바이오 회사측 관계자에 따르면 "파킨슨병에 대한 임상 오진율은 최소 15%에서 최대 25%에 이른다"며 "올해 파킨슨병 진단키트의 허가임상에 진입해 2023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 제약바이오 섹터 허혜민 연구원은 "피플바이오의 파킨슨병 진단키트는 뇌에 풍부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응집이 있을 때 이를 파킨슨병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의 병리적 특징 중 하나는 뇌 부검에서 볼 수 있는 레비소체(Lewy body)라는 단백질 응집체의 생성이다. 레비소체는 알파시누클레인(α-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주요 구성 성분으로 알파시누클레인 응집체 형성이 파킨슨병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 고령화로 환자수 증가 ... 2027년 치료제 시장 81억 달러 = 2020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파킨슨병 치료제 연구분야의 기술동향 분석 및 기술융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로 인해 파킨슨병 환자가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환자 규모는 1990년 300만명에서 2015년 620만명으로 늘었고 2040년에는 1,2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도 증가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파킨슨병 환자는 12만5,927명으로 2016년 11만여명에서 10% 이상 늘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시장조사 기업 리서치&마켓이 2021년 발표한 '파킨슨병 치료제의 글로벌 마켓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파킨슨병 치료제 글로벌 시장규모는 81억 달러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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