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태백서] 상어 편

일 평균 20만 마리 남획 … 사라져가는 '상어'

2017-04-07     전민아 기자

길이 약 9미터, 체중은 2톤. 300kg에 달하는 무서운 턱 힘에 더해진 섬뜩하고 날카로운 이빨은 바다의 포식자라는 이름을 실감케 한다. 영화 '죠스'를 통해 대중들에게 공포와 위험의 대명사로 알려진 '상어'이야기다.

영화나 TV에서 사람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이미지가 부각된 탓에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지만, 실제로 식인상어는 약 400여종에 이르는 전체 상어 중 일부에 불과하다. 또한 학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상어의 공격으로 사망하는 인간의 수는 연간 약 10여 명인 반면, 인간들이 사냥하는 상어 수는 연간 약 7천만 마리가 넘는다.

일부 종을 제외한 대부분 상어는 알려진 것과 달리 차분하고 온순한 면이 많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의 대표 마스코트 중 하나인 샌드타이거 상어(학명: Carcharias taurus) 역시 무시무시한 이빨과 거대한 몸집에 비해 느긋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상어다.

상어가 보여주는 거대한 몸집과 벌어진 입 사이로 보이는 날카로운 이빨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감을 자아내지만, 실제 상어가 입을 벌린 채 헤엄치는 것은 숨을 쉬기 위함이다.

지속적으로 움직이며 적들을 위협한다는 편견 또한 일반 물고기들과 달리 몸에 부레가 없어 가라앉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헤엄쳐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죠스'로 악명을 떨친 식인상어에 대한 인식 또한 왜곡된 부분이 많다. 이 영화에 소개된 상어는 '백상아리'로, 이들은 영화에서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사람을 의도적으로 잡아먹지 않는다.

대부분의 인명사고는 물에서 수영하고 있는 사람을 자신들의 주 먹이인 물개로 착각하는 나쁜 시력 탓에 일어난다. 이들은 사람들이 서핑보드 위에 누워서 물장구를 치는 모습을 물범 또는 물개로 착각하여 공격을 하지만 먹잇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공격을 멈추는 경우도 많다.

상어를 모든 인간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소개한 영화 ‘죠스’의 원작자 피터 벤츨리는 실제로 상어보호 운동가가 됐다. 벤츨리가 영화의 성공 이후 "상어의 본성을 알았다면 '죠스'를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상어를 바다의 포식자로 그린 것을 후회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약 3억7천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 살아온 상어는 오늘 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대표 멸종위기종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캐나다의 한 대학 연구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년 지구상에 존재하는 상어의 6.4~7.9%에 이르는 개체 수가 포획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조사대상의 62종 상어 중 오직 4.9%만이 안정적인 개체 수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어는 바다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개체 수가 매우 적은 상황이다. SEA LIFE 부산아쿠아리움에 전시중인 샌드타이거상어(학명: Carcharias taurus)의 경우도 2년에 1~2마리 정도 밖에 새끼를 낳지 못하기에 빠른 개체수 회복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