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사상 최대 실적…TC본더의 힘

3분기 누적 영업익 1834억…HBM용 신규증설, 지속 성장

2024-10-17     이경주 기자

[더스탁=이경주 기자] 한미반도체가 창사 이래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에서 가장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산업인 AI(인공지능)반도체의 핵심, HBM용 TC본더를 본격 납품한 결과다. 내년 말 공장 신규증설로 향후 성장도 담보돼 있다.

한미반도체는 17일 올 3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2085억원, 영업이익 99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312억원)은 무려 568%, 영업이익(29억원)은 3321% 폭증한 수치다. 영업이익률 역시 올 3분기는 47.6%로 전년 동기(9.3%)와 비교해 38.3%포인트나 상승하는 기념비적인 성과를 냈다.

이는 한미반도체가 1980년 설립된 이래 43년만에 거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3분기누적 실적 역시 사상 최대다. 올 3분기누적 매출은 4093억원, 영업이익은 1834억원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1068억원)은 283%, 영업이익(162억원)은 1035%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5.1%에서 44.8%로 29.7%포인트 상승했다. 올 연간으로도 실적 최대치 갱신이 확정돼 있다.

한미반도체는 올해 3분기부터 시작된 HBM용 TC본더의 본격 납품과 2025년 말 완공 목표로 추진 중인 HBM TC본더 전용 신규공장 증설로 향후 지속적인 매출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곽동신(사진) 한미반도체 대표(부회장)는 “현재 한미반도체는 HBM용 TC본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라며 “이러한 배경에는 1980년 설립 이후 45년 축적된 업력과 노하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사에서는 SK하이닉스 전담 A/S를 그리고 한미차이나와 한미타이완에서는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대만 공장 전담 A/S팀을 창설해 고객만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반도체 산업에서 TC본더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강조했다. 곽 부회장은 “영국에 ‘못 하나가 없어서’ 라는 속담이 있다”며 “못 하나가 없어서 말 발굽을 사용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결국 전쟁에서 진다는 이야기로, 인공지능 반도체의 핵심인 HBM 생산에서 TC 본더가 아주 중요한 핵심 공정 장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반도체와 경쟁하고 있는 ASMPT는 중국 선전, 청두 공장에서 장비를 생산하고 있어 조립 품질과 장비의 성능면에서 메이드인 코리아인 한미반도체에는 확연히 뒤쳐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또한 미국 빅테크 'M7' 기업의 AI 전용칩 (HBM) 개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기에, AI 반도체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할 미국 현지 고객 밀착 서비스를 위해 미국 법인 설립과 미국 현지 고객사에 A/S 제공이 가능한 에이전트를 선별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M7(Magnificent 7)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 등을 지칭한다.

한미반도체는 지난달 주주가치 제고와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 대한 미래 가치 자신감을 바탕으로 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더불어 최근 3년동안 총 2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했고, 곽동신 부회장 역시 2023년부터 현재까지 개인적으로 35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수했다.

한편 한미반도체는 올 상반기부터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의 요청으로 6세대 HBM4 생산용 마일드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HBM용 TC본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본더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