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메스 IPO, 삼성 출신 드림팀이 해냈다

시장침체속 공모 흥행, 상초 상승률 25%…유장훈·윤호성·유창우·이재성 활약

2024-10-15     이경주 기자

[더스탁=이경주 기자] 씨메스가 기업공개(IPO) 최대 관문인 기관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배경엔 삼성증권 출신 드림팀의 활약이 있었다.

주요 실무자가 △윤호성 씨메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유창우 삼성증권 부장 △유장훈 유진투자증권 IPO실장 △이재성 유안타증권 이사였는데 모두 삼성증권 출신이거나 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윤 CFO가 평소 신뢰하던 동료들로 주관사단을 꾸린 결과인데, 시장침체 국면에서 전략을 유연하게 구사해 결국 최상의 결과를 얻어냈다.

◇ 옥석가리기 국면서 대흥행…상초 베팅 85%

삼성증권은 이달 11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공모가를 3만원으로 확정한다고 밝혔다.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2만4000원)보다 25% 높인 가격이다. 공모주 시장 옥석가리기가 시작된 올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초(상단을 초과) 상승률인데, 그 만큼 흥행했다는 의미다. 기관수요예측에 총 2180곳 기관이 참여했고 신청수량 기준 경쟁률은 577.59 대 1이었다. 공모액이 780억원(최종)인 중형딜임을 감안하면 높은 참여율이다.

특히 질적으로 우수했다. 씨메스는 상초 베팅 비중이 85.72%에 달했고, 상단 이상은 91.81%였다. 가격 미제시(7.63%) 비중을 감안하면 사실상 대다수 투자자가 상단 이상에 베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상단가(2만4000원)보다 25% 비싼 ‘3만원 이상’ 구간에만 78.31%가 몰렸다. 공모가를 3만원으로 정한 배경이다.

이는 근래 보기 드문 물량확보 경쟁이다. 공모주 시장은 8월 이후로 상장일 시초가와 종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수요예측에서도 '묻지마 상초' 베팅 흐름이 중단됐다. 되레 참여저조로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이나 하단보다도 낮은 가격에 정하는 발행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씨메스와 비슷한 시기 수요예측을 한 에이치엔에스하이텍과 루미르가 그 주인공들이다. 에이치엔에스하이텍은 수요예측 경쟁률이 251대 1에 그쳐 공모가를 밴드 하단(2만2000원)가로 정하기로 했다. 루미르는 수요예측 경쟁률이 13대 1로 올 최하위권을 기록했고, 그 결과 공모가는 밴드 하단(1만6500원)보다도 27% 낮은 1만2000원으로 정했다.

씨메스 공모가 성공했다고 보는 이유다. 8월 이후 현재까지 12개 기업이 상장했는데 평균 상초 상승률은 6%로 씨메스(25%)가 이보다 19%포인트 높다. 12개사 중 6개사만 공모가를 상초로 정했다. 이어 4개사는 밴드 상단가로, 2개사는 상단보다도 낮은 가격을 택했다.

◇ 윤호성 CFO 끌고, 삼성증권 OB‧YB 받치고

전략을 유연하게 바꾼 것이 주효했다. 씨메스는 국내 최초로 비정형 물류작업을 자동화했다는 에퀴티스토리(Equity Story)가 매력이었다. 다만 기술성장기업 특례제도를 활용한 밸류에이션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었다. 공교롭게도 수요예측 시기 시장 분위기까지 좋지 않았다.

이에 씨메스는 올 4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당시만해도 6000억원대 밸류를 청구서에 기재했지만 수요예측에선 과감히 2290억~2749억원대로 크게 낮춰 잡았다. 좋은 회사가 갑자기 저렴해진 셈이다. 그리고 이 같은 변화를 IR에서 적극 설파했는데 국내외 기관들이 공감했다.

드림팀이 합심한 결과였다. 맏형은 공동주관사인 유진투자증권 유장훈 IPO실장으로 국내 IPO시장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베테랑이다. 전 보직이 삼성증권 기업금융1본부(IPO) 본부장이다. 삼성증권은 2010년대만해도 순위가 6~10위권으로 후발주자로 평가됐다. 2020년대 들어서 빅5로 위상이 제고됐는데 유 본부장이 다수의 빅딜을 실행해낸 결과다.

공모액이 1조5300억원에 달했던 카카오페이와 HK이노엔(5969억원 공모),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4909억원 공모)가 유 본부장 실적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단독주관이라 수수료가 116억원에 달하기도 했다. 유 본부장음 이번 씨메스 IPO에서 다양한 자문을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CFO인 윤호성 씨메스 경영관리본부장은 1982년 생으로 젊은임원이다. 2008년부터 2019년말까지 삼성증권 IB부문과 IPO본부 등에서 근무했다. 2020년 1월 씨메스 경영관리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윤 CFO의 노력으로 드림팀이 결성될 수 있었다.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에서 주요 실무자로 활약한 인물은 유창우 부장이다. 최유리 이사와 함께 하우스 내 에이스로 평가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우 부장은 2021년 유 본부장을 도와 카카오페이 IPO 실무를 맡기도 했다.

인수단인 유안타증권 이재성 이사는 2021년 5월 유안타증권으로 이직하기 전까지 삼성증권에서 IPO1팀장을 맡았었다. 기업금융분야 업력이 25년인 베테랑이다. 이재성 이사는 삼성증권에서 카카오게임즈(3840억원 공모) 빅딜을 수행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윤호성 CFO 주도하에 삼성증권 출신들이 모여 좋은 결과를 냈다는 점에서 IB업계에서도 주목하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