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중국 위해 한국 찾은 日 상장기업... "中 텅스텐 리스크 사전대응 필요", 울진 쌍전광산 현지 실사

2024-09-05     고명식 기자
일본

도쿄 거래소에 상장된 일본 기업이 울진에 있는 텅스텐 광산을 찾았다. 중국 텅스텐 무기화 대응 전략 중 하나로 한국산 텅스텐을 검토하고 있는 것.

쌍전광산은 국내 2위 텅스텐 매장량을 보유한 곳이다. 현재 선광과 정광 설비의 개보수가 진행되고 있는데 일본측은 텅스텐 수급 가능 시점을 확인하기 위한 실사 차원의 방문을 한 것이라고 회사측 관계자는 밝혔다.

일본측 설명에 따르면 현재 일본의 텅스텐 관련 가공제품 시장은 연간 1조원 규모.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특수강을 다루는 기업들의 텅스텐 수요는 매우 높은 편이다.

쌍전광산을 방문한 일본 기업들 관계자는 "상호 협의가 잘 돼서 한국산 텅스텐 수급이 가능하다면 초도 수입 물량은 900톤 정도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페로 텅스텐(Ferro-tungsten)에 대한 관심도 높다. 페로 텅스텐은 철과 텅스텐 합금으로 텅스텐 함량 70~80%로 특수강, 절삭공구와 정밀기계부품 소재 등에 사용된다. 

일본 기업측은 "몽골과 우즈벡, 카자흐스탄 등도 둘러보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쌍전광산이 정광 순도관리와 수송거리, 수입통관 등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면서 "중국의 텅스텐 수출금지에 대비한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으며 공급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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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텅스텐 비축과 향후 텅스텐 가격 상승 가능성도 높아 한국의 쌍전광산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텅스텐 수급채널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쌍전광산을 운영하는 지비이노베이션 이희운 부사장은 "일본 기업들이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는 것도 가능한지 문의를 했다"며 "텅스텐 수급을 위한 일본 기업들의 방문은 상당히 특이한 케이스"라고 밝혔다.  

미국 투자은행 홀가튼앤드컴퍼니는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에 따라 중국이 반도체 소재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한 것처럼 텅스텐 수출 통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텅스텐은 다이아몬드만큼 단단하고 3400도 초고온도 견딜 수 있는 광물로 반도체, 로켓, 우주항공, 첨단IT 분야 등의 필수 재료다.

현재 중국이 세계 텅스텐 공급망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최근 미국은 텅스텐 탈중국 모색을 위해 미국 지질조사국(USGS) 조사단의 한국산 텅스텐 광산 방문을 진행했다. 미국은 2026년부터 중국산 텅스텐 사용을 금지할 계획으로, 지난 5월에는 텅스텐 관세를 인상했다. 유럽연합도 중국산 텅스텐에 대한 관세조치를 연장했다.@더스탁=고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