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작년 영업이익 1100억 ‘시프트업’, 코스피 3호로 공모 출항…상장 몸값 최대 3.48조

3408억~4350억원 공모…내달 18~19일 청약 예정

2024-05-21     김효진 기자
시프트업

 

[더스탁=김효진 기자] ‘승리의 여신: 니케’로 지난해 1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게임기업 시프트업(대표이사 김형태)이 코스피 상장에 나선다. 공모규모는 4000억원 안팎이며 상장 몸값은 2조7272억원에서 3조4815억원을 잡았다. 제시한 공모규모와 상장 몸값 모두 올해 IPO기업 중 HD현대마린솔루션 다음으로 큰 규모다.

시프트업은 공모를 완료하게 되면 올해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에 이어 세 번째로 코스피 신규상장 기업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IPO시장의 투자심리가 대형 공모기업까지 호전된데다 IPO를 앞두고 출시한 신작 콘솔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도 인기를 얻고 있어 시프트업의 공모환경은 고무적인 상황이다.

21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전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KOSPI) 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내달 3~13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18~19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동 대표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 제이피모간증권회사, NH투자증권이 맡았으며, 신한투자증권이 인수회사로 합류했다

총 공모주식 수는 725만주이며 전량 신주 모집한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4만7000~6만원으로 공모금액은 3,408억~4,350억원 규모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은 해외기업 3곳을 선정했다. 시프트업은 해외매출 비중이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해외기업까지 모집단을 확장했다는 게 주관사 측의 설명이다. 시프트업과는 달리 국내 대형 게임기업들이 대부분 맥을 못추고 있는 점 또한 해외기업으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

비교기업으로 선정된 곳은 모두 일본기업들로 게임기업인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 HOLDINGS CO LTD)와 IT/미디어 대기업 사이버에이전트(CYBERAGENT INC), 출판기업인 가도카와(KADOKAWA CORP)다. 작년 기준 본사나 자회사를 통해 글로벌 톱10 서브컬처 모바일게임이나 톱 20 콘솔게임을 개발한 이력들이 있는 기업들 중 골랐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최근 4개분기를 기준으로 한 비교기업의 평균 PER은 39.25배다. 시프트업도 동기간을 적용했으며, 공모가 할인율은 14.80~33.26%를 잡아 희망밴드를 산출했다.

2013년 설립된 시프트업은 글로벌 게임 기업이다. 글로벌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을 만한 세계관 및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과 트리플 A(AAA)급 게임(블록버스터 급 게임)의 IP(지적재산권)를 보유 중이다.

무엇보다 시프트업은 설립 이후 내놓은 작품마다 히트를 치면서 개발역량을 입증한 점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첫 작품은 ‘데스티니 차일드’로 지난 2016년 출시됐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모바일 수집형 RPG로 국내 서브컬처(Sub-Culture) 게임으로서는 처음으로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달성했고 출시 한달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의 기염을 토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은 2022년 말 출시된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다. 니케는 3인칭 슈팅(TPS, Third-Person Shooter)의 게임플레이와 수집형 RPG의 요소를 서브컬처 게임 장르와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서브컬처 게임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캐주얼 게이머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도록 기획해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여기에 고품질의 그래픽과 풍부한 스토리라인, 정기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더해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니케는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7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프트업은 올해 4월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플랫폼 기반의 ‘스텔라 블레이드’ 신작 게임을 출시하면서 IPO에 불을 지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빠르고 역동적인 액션 플레이와 고품질 3D 그래픽에 중점을 둔 액션 어드벤처 콘솔게임이다. 출시 이후 미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8개국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으며, 전문 평론 사이트인 메타크리틱 이용자 평가에서 역대 PS5게임 중 1위에 해당하는 평점 9.3을 기록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회사의 개발역량은 비주얼과 사운드를 아우르고 있다. 27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김형태 대표는 1세대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원화가)로 원화를 움직이는 것으로 만드는 기술력 등을 통해 서브컬처 게임 특유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 내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콘텐츠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요소로 음악도 빼놓을 수 없는데 일렉트로니카, 심포닉 메탈, 팝펑크,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300여곡의 사운드 트랙을 수록해오고 있다

시프트업은 게임의 성공적인 글로벌 시장 안착을 위해 각 게임 운영에 최적화된 퍼블리싱(게임 유통) 파트너와 손을 잡았다. 니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인 텐센트(Tencent, Proxima Beta Pte. Limited)와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세계 최대 콘솔 플랫폼 운영업체인 소니를 독점 퍼플리싱 파트너로 선택해 운영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소니와 세컨드 파티 계약을 맺은 국내 게임사는 시프트업이 최초다.

게임이 흥행하면서 최근 큰 폭의 실적성장도 이어지고 있다. 니케의 히트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매출액 1686억원에 영업이익 11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55%와 508%가량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374억원에 영업이익 259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8%와 13.1%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는 니케 출시 초기였던 지난해 1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가 발생한 탓이다. 

니케가 안정적인 기반이 되고 있는데다 올해 4월말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의 판매 실적이 기대치를 상회하고 있는 만큼 이후 실적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는 "시프트업은 고품질의 게임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개발 역량을 통해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 게임들을 만들고 있다”며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할 자금은 현재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IP를 강화하고, 'Witches’ 등 신규 프로젝트의 IP를 개발하기 위해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