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IPO] 애니메이션 봄바람, '슬램덩크' 흥행 1위 기록 ... 코스닥 새내기 '스튜디오미르' 공모가 2배 주가행진

2023-03-12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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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탁=김태영 기자] 지난 1월 개봉된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가 극장 흥행 1위를 기록하며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을 다시 촉발시켰다. 우리 증시에서는 지난 달 상장된 애니메이션 제작 기업이 공모가를 뛰어 넘는 주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 공모가 대비 2배 ...  계속되는 주가 행진 = 지난 달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스튜디오미르(408900)는 현재까지 종가 기준 4만원 밑으로 주가가 빠진 적이 없다. 공모가는 1만9500원. IPO 공모 투자 입장에서는 투자수익률 100%가 계속 돼 왔다는 얘기다. 장중 최고가는 상장 이틀 뒤인 2월9일 6만200원. 

스튜디오미르는 100만주를 공모해 2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발행 주식 총수는 515만주. 최대주주측이 6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24개월의 보호예수를 신청했다. 6% 가량 지분을 보유한 기타 주주들은 최소 1개월에서 최장 6개월의 보호예수를 신청했다. 이 중에서 엘비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지분 절반에 해당되는 13만여주를 매도해 지분율이 5.11%에서 2.55%로 줄었다. 최근 21만주 가량의 주식매수선택권이 행사됐다. 행사가격은 3000원이며 남아있는 매수선택권은 5250주다. 

# 지난해 매출 78% 급증에 흑자전환 = 스튜디오미르는 잠정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256억원에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8% 늘었고 19억원의 영업손실에서 3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로 전환 됐다. 반면 당기순익은 2021년 21억원에서 16억원으로 22.3% 줄었다.

유진투자증권은 스튜디오미르의 올해 실적이 매출액 333억원에 5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4년 예상 실적은 매출액 400억원대에 영업이익 80억원대다.

# 애니메이션 전 공정 내재화 … 제작단가 4배 이상 높여 = 스튜디오미르는 2010년 설립된 애니메이션 제작 기업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크게 △시나리오 기획인 ‘프리 프로덕션’, △애니메이션 본제작인 ‘메인 프로덕션’, △편집, 믹싱, 녹음을 의미하는 ‘포스트 프로덕션’의 세 가지로 나뉜다. 스튜디오미르는 애니메이션 전 공정을 모두 진행할 수 있는 총괄 제작방식을 갖추고 있다. 

스토리 기획부터 최종 작업 완료까지 모두 내재화하고 있어 작품의 연속성과 완성도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장편 작품 제작에도 유리하다. 수주 평균 단가도 일반 제작보다 더 높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일반 제작의 수주 평균 단가는 227만달러지만 총괄제작의 평균 단가는 그보다 4배 이상 높은 1,085만 달러에 이른다. 특히 프리프로덕션의 역량을 기반으로 7%이던 초반 마진율을 최근 19%까지 달성했다. .

# 한국을 대표하는 OTT 애니메이션 기업 ... 넷플릭스, 디즈니 등이 고객 =  스튜디오미르는 2011년 글로벌 최대 키즈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니켈로디언에 애니메이션을 공급한 이후 소니픽처스, 넷플릭스, 드림웍스, 디즈니플러스, 워너브라더스 등의 글로벌 컨텐츠 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드림웍스와는 총 72편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으며,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 최초로 넷플릭스와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사진=스튜디오미르

넷플릭스 시청률 3위인 ‘볼트론:전설의 수호자’를 제작했으며, 네이버 인기 웹툰인 ‘외모지상주의’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넷플릭스에 공급했다. ‘볼트론’은 평론 수치인 ‘로튼토마토 지수’를 2년째 100%로 유지하고 있다. 

미국 TV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1위인 ‘코라의 전설’도 스튜디오미르가 제작한 작품이다. 코라의 전설은 첫 방영에 450만명의 시청자를 기록했다. 북미 매출을 위해 할리우드 배우를 섭외해 미국 현지 법인에서 직접 녹음 및 포스트 프로덕션 작업을 진행했다.

스튜디오미르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감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스튜디오미르가 보유한 감독은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최다 수준인 19명이다. 회사는 총괄 제작이 가능한 베테랑 감독 및 인프라를 통해 감독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4년차 이상의 베테랑 감독 비중은 48%에 이른다. 회사는 베테랑 감독들을 통해 신규 감독들을 양성하고 있다. 

# 코로나19에 따른 OTT 특수와 IP 확장 = 코로나19로 OTT가 특수를 맞았다. OTT 대명사 넷플릭스는 2007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미국에서만 700만명 규모의 가입자를 모았고 2010년 캐나다 론칭을 시작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넷플릭스 가입자는 2억3000여만명으로 엄청난 성장을 거두었다. 글로벌 OTT시장에는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아마존 등이 뛰어 들었고 국내에서는 티빙과 왓차, 웨이브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제는 콘텐츠 경쟁에 이어 IP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자사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영화 ‘주토피아’의 스핀오프인 ‘주토피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스핀오프인 ‘나는 그루트다’가 그 예시다. 

스튜디오미르는 IP 공동개발 및 자체 IP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제작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제작량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총괄 제작 역량과 스토리텔링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