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상선, 수요예측 부진에 IPO 잠정 연기…“재평가 시기 기다린다”
14년 만의 해운사 IPO로 주목받았던 SM상선이 기업공개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해운업 호황에 지난해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실적개선 가능성을 높이면서 IPO 기대감이 고조됐지만 최근 탄력이 둔화된 공모주 시장 분위기와 향후 업황 우려, 해운 대장주 주가 급락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SM상선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 1~2일 공모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이후 3일 공모 철회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회사 측은 “최근 고전하고 있는 공모주 시장의 분위기와 피어(PEER) 그룹 및 해운주의 주가 정체로 당사의 공모주에 대한 시장의 가치평가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협의해 향후 IPO 일정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해운사들이 연일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리고 주가 또한 상승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 같은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피크아웃(PEAK-OUT)에 대한 과도한 우려와 공모주 시장 수요 감소, 국내외 증시 우려 등의 영향으로 적절한 가치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과다.
최근 해운주인 HMM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탄 것도 상당한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HMM은 해운 대장주인데다 SM상선의 공모가 산정을 위한 피어그룹에도 선정된 회사다. HMM은 공매도에 채권자의 영구 전환사채(CB) 주식전환청구권 행사로 인한 오버행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5월 고점 이후 50%가량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이에 따라 SM상선은 밸류를 낮춰 상장을 강행하기 보다 적절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급하게 상장을 완료하기 보다 당분간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장을 면밀히 관찰해 공모시장 수요가 회복되는 적정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M상선이 이번 공모에서 제시한 공모금액은 6091억~8461억원이며,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1조5230억~2조1153억원이다. 회사는 공모자금을 활용해 선박∙컨테이너 박스 등 영업자산을 확충하고 서비스 노선을 현재 13개에서 오는 2024년까지 18개로 늘린다는 성장 로드맵을 제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