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게임 모멘텀 갖춘 크래프톤∙넷마블네오…하반기 IPO 시장 달군다
올해 대어급 IPO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게임기업들이 기업공개 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크래프톤이 본격적인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고, 넷마블 자회사인 넷마블네오는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면서 코스피 상장을 공식화했다. 2곳 모두 신작 모멘텀을 보유한 기업이어서 이를 기반으로 공모흥행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크래프톤은 최근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 수요예측에 나서기로 했다. 청약은 다음달 2~3일 진행한다. 회사는 당초 공모 예정금액을 최저 4조6075억원에서 최대 5조6047억원으로 잡았다가 고평가 논란이 일면서 공모규모를 축소하고 밸류도 낮췄다.
정정신고서에 따르면 총 865만4230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밴드는 40만~49만80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규모는 3조4617억~4조3098억원이다. 월트디즈니 등을 포함해 논란이 됐던 비교기업도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 등 국내기업으로 재선정했다. 고평가 논란을 일정부분 해소하면서 공모흥행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여기에 신작게임 ‘배틀그라운드: NEW STATE’가 하반기 정식출시를 앞두고 9일 현재 글로벌 사전예약자 2000만을 돌파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NEW STATE는 베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으로 지난 6월 미국 알파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으며, 올해 2월말부터 구글플레이에서 중국, 인도, 베트남을 제외한 전지역을 대상으로 사전예약을 받았다. 애플 앱스토어 사전예약은 8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장외시장인 K-OTC에 상장돼 있는 넷마블네오는 시가총액이 2조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게임기업이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 회사는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심사기간을 고려했을 때 8월말 예심 결과가 나올 예정이어서 올 하반기 증시 입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주관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이 하고 있다.
넷마블네오는 지난 2012년 넷마블의 게임 개발사업부문이 물적 분할해 설립됐다. 턴온게임즈라는 사명으로 출발했다가, 이후 넷마블의 휘하에 있는 리본게임즈, 누리엔소프트 등을 합병해 사명을 넷마블네오로 바꾸고 대형개발사로의 기반을 다졌다.
대표 게임은 지난 2016년 개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의 PC온라인 게임 IP인 리니지를 기반으로 만든 MMORPG 모바일 게임이다. 2015년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이 서로의 지분을 사들이는 동맹관계를 구축하면서 리니지 IP에 대한 공유가 이뤄졌다.
리니지가 ‘린저씨’를 탄생시킬 정도로 인기 IP인데다가 넷마블네오가 특히 모바일게임에서 높은 수준의 개발역량을 보유한 덕분에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직후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출시 한달만에 매출 2000억원을 올리는 등 전례없는 성과를 이뤄냈고,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 양대 마켓 최고 매출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출시 이듬해 아시아 11개국에 진출했는데, 6개국에서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후에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지속적인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넷마블네오의 대표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여전히 넷마블네오 매출의 상당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M을 2017년 출시한 데 이어 2019년 리니지2M을 내놓으면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하지만 넷마블네오는 최근 신작게임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이하 제2의 나라)를 통해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2의 나라 흥행에 대한 자신감에서 이번 IPO를 추진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제2의 나라는 레벨파이브와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브리스튜디오가 함께 개발한 판타지 RPG 게임 ‘니노쿠니’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이다. 지난달 10일 정식 출시됐다. 국내와 일본을 비롯해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서 동시다발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출시 일주일만인 지난달 17일에는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회사는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글로벌 출시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제2의 나라 흥행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더스탁에 “제2의 나라 흥행으로 하반기부터 실적이 강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 일본, 대만 등에서 상위권에 안정적인 매출 순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길드 개념의 킹덤 콘텐츠 관련 PvP, 왕위쟁탈전 등이 추가되면 게임의 몰입도가 증가해 매출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