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새해를 기대하게 하는 경기선행지수

2021-01-08     안영진 애널리스트 / SK증권

미국의 12월 ISM(Index of Institute for Supply Management) 제조업지수는 예상을 깨고 서프라이즈였다. 2018년 8월 이후 최고치인 60.7pt를 기록하며 일평균 20만명의 코로나 확진자 발생에 따른 우려를 무색케 했다. 백신이 공급되는 상황과 맞물려 2021년 경기 순환을 예고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3월 이후 처음으로 50달러를 기록했으며 BEI(Break-even Inflation rate, 기대 인플레이션)로 대표되는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2%를 넘었다.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추가 상승의 여력이 있어 보인다. 


ISM 제조업지수는 미국에서 고용지표와 함께 가장 중요하고 주목해서 보는 2가지 경제지표 중 하나다. 그 이유는 ISM 제조업지수가 갖고 있는 1) 경기 선행성과 2) 경기 변동성 때문이다. 우선 월초에 직전월의 기업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가장 빠른 지표다. 그리고 미국 전역에 걸친 제조업 구매 담당자들의 의사표현이기 때문에 투자와 생산 등을 선행하는 경향이 강하다. 게다가 미국 경제의 70%는 소비 등의 비제조업에서 나오지만 제조업은 경기에 보다 민감한 특성이 있다는 점을 비제조업지수보다 더 잘 반영한다. 
이런 ISM 제조업지수가 12 월에 서프라이즈를 보였다. 예상치(56.8)와 전월치(57.5)를 크게 상회한 60.7pt에 달했다. 12월에 하루 평균 20만명씩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고 부분적인 영업통제까지 했던 것이 기업경기도 위축시켰을 것이라 예상됐으나 그 우려를 무색케 한 결과였다. 세부 항목을 보더라도 생산지수와 신규 주문지수가 크게 늘어 제조업 활동이 활발하다는 점을 반영했고 재고지수도 10월 이후로 기준선(50)을 넘어선 것은 Re-stocking(재고 재축적)의 현상이기도 하다. 경기를 선행하는 ISM 지수를 또다시 선행하는(신규주문-재고) 스프레드 역시 더 확대되는 모습이 더 눈에 띈 대목이다. 제조업 주문과 함께 기업들의 투자를 가늠해 볼 비국방 핵심 자본재 수주의 절대금액이 최근 2개월간 대폭 증가한 점과 맥을 같이 하는 결과다. 


위 경제지표가 ‘경기’라는 측면의 해석이라면 ‘인플레이션 기대’의 관점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말 연초를 지나며 WTI기준 국제유가는 50달러 선을 터치했다.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는 동안 10년물 BEI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물론 화폐가치의 하락으로 대부분이 설명되겠지만 기저효과가 더해진 순환적 수요 개선이 백신 보급을 만나면서 가중되기도 했다. 
결론은 장기물 금리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점이다. 2021년 금리는 금융시장이 계속 주목해야 할 관찰 대상이다. 금리의 상승은 현재의 매크로 상황에서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지만 지속적인 상승은 되려 유동성과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문제될 수준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