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고명식 기자]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달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의 추진 배경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가 상향됐지만 국내 배출권거래제에서는 배출권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문제와 거래 가격에 비해 경매 가격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한화투자증권 박세연 애널리스트는 "이번 개정안으로 업체별할당량은 2026년부터 시행될 제4차 계획기간에서 대폭 감축할 수 있는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시장 거래참여자 확대, 배출권 이월제한과 상쇄배출권 전환기한 방안은 가격 변동성을 감소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배출권 가격은 EU의 CBAM이나 미국 CCA와 같은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가격 메커니즘이기 때문에, 이번 법안 통과는 배출권가격의 정상화를 위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배출권중개회사가 시장 참여자로 새롭게 규정되어 제3자도 배출권거래중개회사를 통해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박 애널리스트는 "온실가스 배출권을 주식과 유사하게 자기거래나 위탁거래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배출권 거래제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의 범위는 목표관리 업체에서 모든 업체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원칙이 유상할당으로 변경됐는데, 무상할당 배출권 비율은 국제사회의 대응 동향을 반영해 결정하며 그 비율이 직전 계획기간의 무상할당 비율을 초과할 수 없다는 조항이 추가되었다. 사실상 유상할당 비율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의미다. 그 밖에도 중개회사의 등록요건, 등록취소, 준수의무 등의 관리 규정을 신설하고 온실가스 검증협회의 설치 근거를 마련하는 등의 개정 내용이 포함되었다.
온실가스 배출권 관련 기업으로는 지난해 11월에 상장되 에코아이(448280)가 국내 1호 상장 기업이다.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통해 탄소배출권을 확배해 판매한다. 2005년에 설립된 에코아이는 탄소배출권 분야에 특화해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펼치는 회사다. 2022년 매출 601억원에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2023년 매출은 712억원에 242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에코아이는 국내 탄소 배출권 거래 시점인 2015년부터 현재까지 약 1170만 이산화탄소상당량톤(tCO2e)의 배출권을 발급받았다. 배출권 판매는 2021년 90만톤, 2022년 305만톤으로 매년 늘고 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에코아이에 대해 "관련규제 강화에 따른 수혜와 글로벌 온실가스 삼축 트렌드 강화에 따른 중장기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에코아이는 현재 14개 국가에서 18개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인데 1개 프로젝트당 10년간의 사업권이 보장돼 안정적인 탄소배출권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다. 2021~2023년 해외외부사업감축량(i-KOC. international-Korean Offset Credit)의 점유율은 55.3%에 이른다. i-KOC는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며해외상쇄배출권(i-KCU)으로 전환도 가능하다.
에코아이에 대해 키움증권 리서치는 "2027년까지 기존 및 신규 사업에 투자해 총 1,259백만tCO2e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규제적 시장을 넘어 글로벌 자발적 시장으로 판매처를 확대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국내 시장은 높은 무상할당 비율(할당량의 90%), 상쇄배출권 거래 제한(할당량의 5%) 등으로, 상쇄배출권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에코아이의 VCM(자발적 시장) 매출 비중은 2022년 10%, 지난해 상반기 37%로 확대되었다. 판매 시장 다변화를 통해 탄소배출권 발행량 증가가 곧 실적 성장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탄소배출권 발행량 확대 및 국내외 탄소배출권 시장 성장 등에 힘입어 에코아이의 향후 실적 성장 기조는 지속될것"이라며 "2025년 이후 무상할당 비중 축소, 2026년 EU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본격 시행 등으로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이라고 분석했다.